[블록체인어스 김혜미 기자] 

부동산 수익증권 플랫폼: 가장 보편적 토큰화 대상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 중 가장 많이 혁신금융서비스 기업이 많은 분야는 부동산이다. 국내에서 부동산군이 STO의 대중화에 빠르게 도달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부동산은 단일 자산군으로는 가장 큰 규모이며 일반인의 관심도 가장 높은 자산이다. 2020년 기준 국내 부동산규모는 총 1.3조경이며 상업용 부동산은 3,919조원, 그 중 기관투자자들이 접근하는 중대형 부동산 시장은 2,899조원이다. 그 외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지만 가치 상승 여력이 높은 중소 부동산 시장 규모는 300조원에 달한다. 기관에게는 작은 시장이고 개인이 단독 투자하기는 어려운 시장이라 비유동성의 할인이 부여되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은 이 시장을 겨냥했다.

두 번째는 타 자산 대비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 공인된 감정평가를 거쳐 부동산 가치가 산정되고 이 가격을 기반으로 수익증권이 발행, 공모된다. 카사와 루센트블록 등은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연 1회 기초자산의 감정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가치 산정과 실물 거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타 STO 자산군과 차이이다. 또한 부동산 조각투자는 완공된 실물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PF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P2P 대출과도 다르다. 이는 배당 안정성, 환금성 등에 차이를 보인다.

2019년부터 금융위원회가 카사코리아, 루센트블록, 펀블 등 3개 기업을, 부산시와 중기부가 세종텔레콤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며 4개의 부동산 수익증권 플랫폼들을 샌드박스 특례 하에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례 하에 부동산 수익증권의 공모 절차는 우선 공모발행의 주체인 플랫폼이 건물의 매입을 신탁사에 맡기고, 탁사는 부동산을 기초로 전자증권법에 따라 처분신탁 구조를 활용한 수익증권을 발행한 뒤 플랫폼에서 공모를 진행한다. 탁사는 공모대금을 활용해 건물을 매입하며 투자자는 발행된 수익증권으로부터 분기배당, 2차 시장에서 수익증권 거래 시 발생하는 매매차익, 최종적으로 건물 처분수익을 처분배당으로 누리게 된다.

부동산 수익증권 플랫폼의 수익구조는 우선 매입과 발행이 있다. 부동산의 매입 시 건물가액의 약 1%, 2차 거래 수수료인 경우 수익증권 거래 수수료로 거래액의 약 0.2%, ③ 배당 수수료는 배당금의 약2%, 처분할 경우 건물 처분 시 매각차익의 약 14% 등이다. 부동산 수익증권은 개인간 거래(다자간 상대매매 방식)로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은 상장리츠와 같다. 리츠의 기초자산은 중대형 다물 부동산 포트폴리오라, 처분이 어렵지만 부동산 수익증권은 중소형 단일 부동산을 공모하고 자산의 처분에 집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부동산 수익증권 플랫폼은 상장리츠 대비 매입/매각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타 부동산투자기구 대비 규제는 부동산이 STO의 자산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소해야 할 점이다. 대표적으로 차입이 불가하다는 점이 큰 제약이다. 자산 취득가의 100%를 공모를 통한 equity로 조달해야 하므로 레버리지 효과가 없어 타 간접투자상품 대비 배당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간 플랫폼들이 내놓은 공모상품의 배당수익률은 3%대이며 상장리츠 평균 배당수익률 6%대의 절반 수준이다.

부동산 STO의 활성화에 있어 관건은 실물자산을 블록체인과 연동하는 기술, 부동산의 소싱/운영/매각역량,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각종 제도권 기관, 법무법인, 감정평가법인, 계좌관리기관 등과 연동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 환경에서 증권토큰을 발행하지만 실물자산의 소유권 양도, 예치금 수탁, 배당금 지급은 현실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혁신금융서비스로서 공모상품을 출시한 4사 모두 부동산 역량보다 블록체인 기반의 IT 기술, 즉 2차 유통거래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시장에 진입했다. 이 시장에 진출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 부동산 운용사 대비 부족한 기초자산의 소싱과 운영역량 강화가 숙제가 될 것이다. 부동산 수익증권은 가치를 디지털 형태로 표시할 뿐 본질은 실물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술품과 같이 기초자산의 전문성을 내세우며 출발한 타 플랫폼 대비 약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타 유형의 조각투자 플랫폼 대비 먼저 혁신금융서비스가 되어 서비스 경험이 축적되었고, 유통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후발 플랫폼과 달리 당분간 발행과 유통 모두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음악저작권 플랫폼: 불황에 강한 자산

음악저작권은 타 조각투자 대상 자산 대비, 투자자의 접근성과 유동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자산의 특수성에 기인해 대표적인 조각투자 자산군으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토큰증권의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인 2017년, 뮤직카우가 최초로 음악저작권 조각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뮤직카우는 조각투자 플랫폼 중 유저 120만명, 누적 거래액 4천억원을 초과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STO 성공의 key는 충분한 거래량이다. 여타 대체자산군보다 음악저작권은 이에 부합하는 속성을 지닌다. 이해하기 쉽고 조각투자 대상 역시 풍부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문화저작권은 활동에 따른 보상체계가 투명하게 산정된다는 점에서 투자 유인이 높다.

기초자산의 속성과 대표 사업자인 뮤직카우의 경쟁력에 의해 현재 정부가 집중하는 ST 제도 마련에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뮤직카우는 2022년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계약증권 판단을 받았고 9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제도권 편입을 위한 사업 재편 중이다. 금융당국이 ST의 제도권 편입에 있어 중시하는 최우선 요소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이다. 따라서 뮤직카우는 도산절연 기능을 충족하기 위해 신탁기관과 계좌관리기관을 선정하고 협력에 나섰고 증권신고서 제출은 물론 보안인프라 투자도 나섰다.

음악저작권 플랫폼은 진입장벽이 높은데 1) 음원저작권을 둘러싸고 음악저작권 협회, 창작자, 음반협회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조율 기능이 필요하고, 2) 음악저작권 가격 산정과 예측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음악저작권 조각투자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은 뮤직카우, WIPREX로 파악되며 링거스튜디오는 아직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지 않고 오픈 베타서비스만 실시하고 있다. 링거스튜디오는 NFT기반 음악IP 거래소 플랫폼으로, 지난 4월 진행한 ‘원픽쇼 오디션’과 같은 오디션을 통해 신규 음원저작권을 확보하려 한다. 현재까지는 타 대체자산군 대비 실제 player 수가 적고 1위와의 격차도 매우 크다.

국내에서 STO 자산군으로 음악저작권의 성장성이 높은 이유는 자산 고유의 특성도 있지만 기초자산인 K-POP의 우수성에 있다. 한국 음악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매크로 영향이 낮은 안정성을 지닌다. 뮤직카우가 제공하는 음악 저작권지수(MCPI)는 2021년 4월 ‘롤린’의 역주행이나 9월 일시적 과열기를 제외하고는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음악 저작권은 패턴이 있어 통상 음원 발매 후 1년 내 최대의 저작권료가 유입되고 2~3년이 지나면 저작권 수입이 줄지만 이후 스트리밍/방송/공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꾸준한 현금흐름이 발생한다.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에서도 음악저작권은 해외와 마찬가지로 연기금, 공제회가 새로운 대체투자처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음악저작권의 조각투자는 창작자에게 재원을 제공해 작품 활동을 지원하고 또다른 음반 홍보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저작권 시장의 새로운 펀딩 방식이다. STO는 금융기법의 하나로 음악저작권 시장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아트펀드 조성 등 다양한 투자자금을 유입시켜 산업 성장을 촉진시키는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이다

미술품 조각투자의 운영 구조

우선 플랫폼이 미술품을 선매입해 공모 혹은 공동구매를 실행해 고객이 청약하면 고객은 미술품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공모 수수료 수취가 일반적이지만 수수료를 수취하지 않는 플랫폼도 있다. 그리고 플랫폼에게 가장 큰 수익은 자산의 매각차익에 기반한 매각보수, 혹은 직접투자한 지분만큼 발생하는 매각차익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가 보유기간 중 미술품 대여를 할 경우 대여료를 수취한다. 최근 국내 미술품 전시 기회가 늘고 있어 미미하던 미술품 대여 수익도 증가세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의 성장성은 미술품 가치 상승여력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경기에 민감하지 않아 가치 하락의 리스크가 제한적이다. 타 자산과 달리 미술품은 국경을 넘어 수요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금융상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치가 절하된 엔화나 파운드화로 매입 시 환차익을 거둘 수 있고 미술품 담보대출 등 금융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미술품 플랫폼은 초창기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꾸준한 투자 유입이 있고 연령대도 초창기 2030세대에서 최근 50~60대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술금융시장이 발전해야 미술품 시장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동성을 불어넣어 주는 STO는 미술품 금융수단의 하나로써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인이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얼마나 활용될까?

STO의 본질적 목표는 블록체인 환경하에서 ‘민주적으로’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해소하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STO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실시간 거래를 구현하는 ‘분산원장’ 기술이다. 진정한 블록체인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개방형(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어야 한다.

초창기 블록체인은 중앙은행 없이 암호화폐를 발행, 유통하기 위한 개방형(퍼블릭) 기술로 등장했다. 퍼블릭 환경에서는 처리 속도보다 안정적 처리, 즉 ‘무결성’이라는 블록체인 본연의 목적에 집중했다. 그러나 다중간 분산화라는 퍼블릭 블록체인 방식 활용 시 대규모 원장의 분산 관리에 서비스 네트워크의 유지가 어렵고 효용 대비 과도한 비용이 야기된다.

따라서 현재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에 활용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B2B 거래 중심의 프라이빗 방식이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플랫폼이 더욱 많다. 완전한 퍼블릭 블록체인 환경을 추구하기에는 효용성이 낮기 때문이다.

프라이빗 환경 하에서 노드는 4~5개 수준이고 네트워크 참여 승인과 거래 검증 역할은 일부 중앙 집중적인 특성, 즉 블록체인 환경 밖의 제도권을 활용한다. 발행 플랫폼, 계좌관리기관, 신탁사와 같은 파트너십을 맺은 기관 등이 노드로 연결돼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다. 반면 예탁원, 관련 부처 등은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하지 않아 주기마다 데이터를 전달받는 방식으로 거래를 검증받는 형태다.

사실상 블록체인 기술이 없이도 STO가 가능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뮤직카우를 비롯, 다수의 플랫폼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 조각투자 서비스를 실행해 왔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를 비롯, 제도권에 포섭될 플랫폼들에게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의 STO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플랫폼과 기존 금융권, 관련기관이 협력하는 절충안적인 구조로 성장할 것이다.

비상장 토큰증권을 유통하는 장외거래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야하나 KRX 산하 디지털거래소에서 상장된 토큰증권이 유통될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는 방대한 토큰증권이 거래될 경우 속도와 비용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플랫폼들은 제도권과 협력해 증권토큰 발행과 처분을 중앙집권식인 주식 거래처럼 안전하고 익숙하게 이뤄지도록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출처:삼성증권,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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