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진성 대표
HiSystem Inc. 대표
DefiBlock 컨설팅 대표

어린 시절 만화책은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가상세계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사로잡은 드래곤볼이라는 일본 만화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 만화 속에 매우 귀여운 주연급 소녀가 한 명 등장하는데 나이는 15세이고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드래곤볼을 찾아다니죠. 그런데 이 소녀는 매우 흥미로운 소지품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변신할 수 있는 캡슐이 있었죠. 일명 호이포이 캡슐이라는 것인데 천재 과학자인 부르마 아버지가 설립한 기업 즉 Capsule Corp.에서 제작한 제품으로써 세상의 모든 사물을 캡슐화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부르마는 자동차, 주택, 오토바이 등 모든 사물을 캡슐로 만들어서 들고 다닙니다.  허허벌판에서도  캡슐만 던지면 “펑” 소리와 함께 주택이 생성됩니다. 그리고 특정 버튼을 누르면 다시 펑 소리와 함께 캡슐화할 수 있죠. 도시의 캡슐 판매점은 매우 고가에 이러한 캡슐이 판매되다 보니 캡슐을 훔치는 강도들도 마주칩니다. 이렇게 드래곤볼의 캡슐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 캡슐이 NFT 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NFT라는 것이 무엇인지 좀 살펴보겠습니다. NFT는 Non Fungible Token이라는 뜻으로 단어를 그대로 직역하자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대체 불가능하다는 것은 유일하다는 것이죠. 이 유일하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매우 흔한 현상입니다. 우리 각각의 자신도 유일한 인간이며 내가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들도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생산됐다고 해도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 계곡에 가면 널려 있는 돌멩이도 완벽하게 똑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세계에서 비슷하게 생긴 것은 있어도 원자단위에서 100% 동일한 사물은 존재할 수 없죠.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그 개념이 매우 달라집니다. 왜 달라지는 것일까요?  이 세계에서 모든 것들은 0과 1로 구성된 비트로 이루어져 있고 그 이진수로 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것들이 표현됩니다. 소리도, 사진도, 동영상도, 지도도 모든 것이 0과 1의 조합이 만들어낸 것이죠. 그런데 우리의 현실 세계와는 다르게 이 세계에서의 이동은 복제를 기반으로 발생합니다. 

내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친구에게 전달한다는 것이 사실은 전달이 아니고 친구에게 복사를 해주는 것이죠. 모든 것은 무한 복제를 반복할 뿐이죠. 그 어떤 것도 복제되지 않고 옮겨지는 것은 없습니다. 만약 복제되지 않고 옮겨지는 것처럼 보이는 기기가 있다고 해도 내부적으로는 복제한 이후 원본을 삭제하는 형태입니다. 이렇게 디지털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쉴 새 없이 복제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복제된 사진과 원본의 사진은 우리의 현실 세계처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전혀 없습니다. 100% 완벽히 똑같은 데이터를 가지게 됩니다. 이것은 원본과 복제품과 구분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세상에서는 NFT 즉 유일성을 가진 사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했었죠. 바로 블록체인이 탄생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번 글에서는 블록체인의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NFT가 유일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세계에서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데이터 유일성을 블록체인이 실현하였고 그로 인해 우리는 현실처럼 디지털 세계에서도 유일한 사물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 유일한 데이터가 어디에 사용되기에 요즘 그렇게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 현재 NFT는 디지털 수집품에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유명했던 밈, 유명인의 트윗, 디지털 아트 등이 그것이죠. 이렇게 유일성을 가지게 되어 NFT 속에 디지털 데이터를 넣고 유통하면 유일한 디지털 사물이 되는 것이죠.

이렇게 유일성을 얻게 된 데이터들을 소장하게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이 복제로만 이루어진 세상에서 특별함을 줍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다양한 디지털 수집품에  NFT 기술이 주로 이용된다고 해서 이것이 유일한 용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재 수집품 이외에 많이 사용되는 곳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11월에 출시되어 블록체인 세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크립토 키티라는 고양이 육성 게임을 기억하실 겁니다. Axiom Zen이라는 DaPP 게임 업체가 개발한 이 게임에서는 NFT를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해당 게임의 모든 고양이 들은 NFT로 생성되었고 각 고양이들은 유일한 존재이면서도 다양한 고유의 특성을 가지게 되었죠. 이 게임도 NFT의 특성을 살려 수집을 목적으로 하였고 크립토 컬렉터 불이라는 장르를 창시한 게임으로 볼 수 있죠.

이 게임은 단순했습니다. 카드 형태의 다양한 고양이를 구매하고 교배시켜 새끼 고양이를 생성하고 이를 수집하거나 거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교배로 생성된 새끼 고양이는 판매할 수도 있었죠. 약간은 단조롭고 재미를 느낄 요소가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빠르게 인기가 사그러 들었습니다. 하지만 NFT를 활용한 최초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상징성이 있었죠. 그러나 요즘 만들어지는 NFT 게임들은 좀 더 게임스럽고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2018년 5월에는 베트남의 스타트업 개발사인 스카이 모비스에서 엑시 인피니티라는 흥미로운 게임을 출시합니다. 이 게임은 돈 버는 게임이라고 불리며 최근 동남아와 중남미 등의 저개발 국가들을 중심으로 매우  급격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이 게임의 NFT는 게임의 주요 캐릭터가 담겨 있습니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몬스터 들은 모두 NFT로 이루어져 있으며 플레이어들은 최소 3 마리의 몬스터 즉 3개의 NFT를 소지하고 있어야만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까지도 게임 제작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가 가능하고 현재도 지속적인 업데이트 중인 베타 버전입니다.

또 다른 게임으로는 animoca brands라는 업체에서 개발 중인 RAVV Racing이라는 자동차 레이싱 게임인데 올해 2021년 출시되었습니다. 모든 레이싱카는 NF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여기에서도 자동차 즉 NFT가 있어야만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오픈 씨(open Sea)의 NFT 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해당 자동차를 소유한 뒤에는 매일매일 개최하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고 특정 순위 이상의 성적을 달성하면 보상으로 토큰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필자도 몇 게임 참여했지만 아직 실력이 좋지 않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순위에는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보상 차트를 보니 매일 있는 대회 우승자에게 RAVV 토큰 250개 가량이 주어집니다. 현재 (21/10/1) 시세로 34달러 정도입니다. 물론 매일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보상이 크지는 않고 약간의 인센티브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달을 주기로 1등 상금에 몇만 달러가 걸려 있는 대회도 개최하기 때문에 레이싱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도전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위 몇 가지 예에서 보았듯이 NFT는 예술 작품이 되기도 하고 몬스터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동차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유일한 특징이 필요한 그 어떤 데이터도 NFT 가 될 수 있습니다. NFT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현실 세계와는 다른 디지털 세계 특성 때문에 조금 다른 형태로 접근하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앞으로 게임 속의 수많은 아이템들은 NFT가 될 것입니다. 레이싱 게임의 자동차가 NFT 이면 그 자동차의 각종 부품 또한 NFT가 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 NFT와 고성능 엔진 NFT가 함께 있으면 더 좋은 가속능력을 가진 자동차가 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 고성능 타이어 NFT를 추가한다면 미끄러짐도 방지되고 조작능력이 더 좋아질 수도 있죠. RPG 게임에선 마법 능력을 키워주는 NFT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공격력을 향상시키는 무기 NFT가 있을 수도 있죠.  이렇게 NFT들이 합체하여 강력한 파워를 가진 새로운 NFT가 만들어지는 것이 어릴 적 놀던 합체 로봇 같기도 합니다. 정말 이런 NFT들이 합체하여 싸우는 게임도 앞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NFT가 메타버스 가상 공간과 만나면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합니다.  토지 NFT가 있을 것이며 그 위에 건물 또한 NFT로 존재할 것입니다.  그리고 건물 내부의 수많은 사물들이 모두 NFT로 만들어지겠죠? 나만의 가구, 나만의 신발, 의류 등 NFT로 만들어질 수많은 사물들이 있을 겁니다. 올해 초 2021년 3월경에 아르헨티나 출신 가구 디자이너 Andrés Reisinger 가 디자인한 가상 가구 컬렉션 The Shipping은 NFT로 제작되었고 이 가상의 가구 NFT 들은 경매를 통해 45만 달러에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나를 표현하는 ID 와 아바타도 NFT로 만들어질 겁니다.  이렇게 NFT는 모든 곳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며 NFT가 없었던 순간을 기억도 못 하게 될 것입니다. 인류는 인터넷의 탄생과 함께 생활 공간이 급격하게 디지털 세계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업무를 디지털 세계에서 하고 있으며, 더 많은 대화를 디지털 공간에서 하고 있습니다.  상품 구매 같은 활동도 디지털 세계로 이전되고 있고, 여가활동마저도 디지털 세계 속에 있습니다.  

이렇게 디지털 공간은 우리의 삶 속에 더욱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공간에서 NFT는 단순히 수집품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모든 것이 NFT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이한 수집가들만 NFT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사물들이 NFT가 되어 핸드폰 속에 담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NFT는 디지털 세계의 모든 사물이 될 수 있고 이것은 드래곤 볼에서 부르마가 가방 속에 넣어서 들고 다니던 호이포이 캡슐과 매우 비슷합니다. 우리는 핸드폰에 각양각색의 NFT를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면 그것이 펼쳐져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NFT를 담는 가방이 메타마스크, 같은 암호화폐 지갑이라고 할 수 있죠. 현실 세계에서 호이포이 캡슐을 만들 수는 없었지만 메타버스 세계에선 “호잇” 하고 던지면 “펑”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NFT가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NFT를 거래하는 플랫폼 오픈 씨(Open Sea)와 같은 상점은 디지털 세상의 모든 사물을 거래하는 곳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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